옛날 한라산 기슭에 한 젊은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효성이 지극한 그는 어머니의 병을 고치는 것이 소원이었다. 어느 날 그는 지나가는 나그네로부터 어머니 병에 사슴피가 특효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다음날 일찍 일어나 사슴 사냥에 나섰다. 한라산 정상은 짙은 안개로 덮여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안개속을 헤매던 그는 마침내 사슴 한마리를 발견했다. 바로 흰 사슴이었다. 사슴을 향해 화살을 쏘려던 순간, 어디선가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백록을 막아서더니 사슴을 데리고 짙은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노인과 백록이 사라진 곳에는 큰 연못이 있을 뿐 노인과 사슴은 없었다. 사슴사냥을 포기한 그는 대신 연못물을 떠가지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그 물을 드렸다.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했던 병이 하루아침에 말끔히 가시는 것이 아닌가.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뒷날 연못을 백록담이라고 불렀다.